1. 아이의 뇌는 3세까지 대부분 완성된다.
뇌와 인체의 신경 구조는 대체로 한번 손상되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뇌성마비나, 뇌졸중, 척수 손상, 미식축구 선수에게 흔한 두부 외상 등의 뇌와 신경 손상을 두고 의학계에서는 "고치는" 것이 아니라 "나아지게 하는"것이 최선이라고들 합니다. 그런데 청력 손실은 실제로 뭔가 고치는 조치를 취할 여지가 있는 특별한 사례입니다.
1984년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듣기"와는 다르지만 소리를 감지하고 목소리를 어느 정도 구분하게 해 주는 단일 채널 인공와우의 성인 대상 이식이 최초로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뒤이어 신생아 전수 선별 검사 권고안 발표와 거의 비슷한 시기인 1990년에는 정교한 언어 처리 기능이 탑재된 다채널 인공와우가 아동 대상으로 승인되었습니다. 덕분에 역사상 최초로 청각 장애를 타고난 아이들이 "언어 학습을 위한 뇌 신경망이 형성되는 시기"에 말을 들을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이 두 사건이 겹쳐 일어난 우연이 그렇게나 중요했던 이유를 이해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3세 끝자락이 되면 뇌와 거기 포함된 1000억 개의 뉴런은 물리적 성장의 85퍼센트를 마치고 사고와 학습의 토대를 상당 부분 완성합니다. 이는 3년이 지나면 두뇌가 더는 발달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라 해당 3년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두뇌 발달은 영유아의 언어 환경과 절대적 상관관계에 있다는 사실이 과학으로 증명되었습니다. 실제로 아기의 청력 상실 진단은 "신경과학 응급 상황"으로 불립니다. 난청이 신생아의 발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입니다. 신생아 선별 검사와 소아 인공와우 이식의 병행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2가지가 동시에 시행되지 않았다면, 이를테면 청각 장애 진단이 늦게 이루어져서 아이가 더 자란 뒤에 인공와우 이식이 이루어졌다면 인공와우는 기껏해야 신기한 기술로 여겨질 뿐 지금처럼 획기적 전환점으로 인식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인공와우 이식이 성공하려면 "신경가소성"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신경가소성이란 두뇌가 새로운 자극을 받아 발달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언어 습득을 위한 신경가소성은 어떤 나이대에서든 어느 정도 나타나지만, 태어나서 3~4세까지 어린 뇌에서 집중적으로 발휘됩니다. 예외가 있다면 말하는 법을 배우고 뇌의 언어 경로가 이미 형성된 뒤에 귀가 들리지 않게 된 사례뿐입니다.
청력 없이 태어난 아이가 이 결정적 시기를 놓치고 훨씬 나중에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받으면 소리는 들을 수 있겠지만, 소리의 의미를 이해하는 의사소통 능력을 갖추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하지만 인공와우가 적저란 시기에 이식되었다고 하더라도 성공을 거두려면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나는 곧 꺠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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