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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상담 관련

온몸으로 들어주는, 경청

by 써니-1004 2023.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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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들어주는, 경청
경청

1. 온몸으로 들어주는, 경청

온몸으로 들어주는, 경청. 미하엘 엔데의 소설 '모모'에는 특별한 능력을 갖춘 모모라는 소녀가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시간을 훔치는 도둑과 그 도둑이 훔쳐 간 시간을 찾아주는 한 소녀에 대한 이상한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소설은 폐허가 된 원형극장에 모모라는 소녀가 찾아들면서 시작됩니다. 모모가 부모 없는 아이라는 것을 알고 마을 사람들은 원형 극장을 고쳐 방을 만들어 주고 옷과 빵을 가져다줍니다. 하지만 실제로 도움을 받은 사람들은 오히려 마을 사람들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모모만 만나면 엉켰던 문제가 풀리고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 비결은 모모가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주는 재주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모모는 어리석은 사람이 갑자기 아주 많이 사려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끔 귀 기울여 들을 줄 알았습니다. 상대방이 그런 생각을 하게끔 무슨 말이나 질문을 해서가 아니었습니다. 모모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거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문득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게끔 그렇게 귀 기울여 들을 줄 알았던 것입니다. 모모는 이 세상 모든 것, 사람은 물론 동물들, 빗줄기, 바람에까지 귀를 기울였습니다. 온 마음으로 경청해 주는 모모 곁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새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모모를 잡으러 다니는 시간 도둑인 회색 신사마저도 모모 앞에서 자기의 속 마음을 드러낼 정도였습니다. 모모의 이런 태도는 시간을 내어 느긋하게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를 말해줍니다. 듣는 게 뭐가 어렵냐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듣는 것도 능력입니다. 듣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작업입니다. 누구나 나의 말을 좀 들어달라고 합니다. 듣지 않으면 싫어합니다. 누군가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주었을 때 서로는 공감하게 되고 말하는 사람은 마음의 평안을 얻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그럼으로써 문제의 해결책을 얻기도 합니다. 최근 한국 사회에 큰 울림으로 다가온 분이 있습니다. 영화의 이태석 신부입니다. 이태석 신부가 세상을 떠나고 각지에서 그의 삶을 배우고 실천하는 움직임이 강합니다. 이태석 신부를 리더십의 관점에서 연구한 어떤 이는 그가 톤즈에서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숱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경청하는 모습이 서번트 리더십의 전형이라고 했습니다. 사실 이 시대는 들어주지 않는 시대입니다.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일단 들어만 달라는데도 회사든 국가기관이든 들어주는 이를 만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코치는 먼저 경청해야 합니다. 코칭을 받는 사람이 어떤 말을 하든 먼저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핀란드로 이민을 한 어떤 학부모에게 물었습니다. "여기 핀란드의 학교는 무엇이 다른가요?" 그러자 다음과 같이 답변했습니다. "여기서는 모든 질문에 답을 해준다고 합니다. 별 질문 같지 않은 질문을 해도 다 이유가 있다면서 답을 해준답니다. 그래서 과연 다르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이 뭔가를 얘기할 때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무슨 이유로 그런 얘기를 할까?'하고 생각하며 들어야 합니다. 수업 시간이든 가정이든 듣는 수고로움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아이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잖아요." "내가 물어본 것은 대답도 안 해주고..." 아이들은 사실 자기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을 애타게 찾고 있습니다. 의사결정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은 거의 반영되지 않고 부모나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실망과 분노를 느낍니다. 그리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립니다. 물론 아이의 이야기가 일방적이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방향을 잡아서 전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 속에도 자신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모두 들어있으므로 충분히 경청한 다음 주변 상황을 고려하여 종합적인 판단을 내리면 됩니다. 가장 강력한 설득은 '경청'에서 시작됩니다. 다른 이의 말을 듣기 싫어하는 사람도 자기 말은 들어주길 원합니다. 모두가 원하는 '경청'이야 말로 공감대를 끌어내는 가장 간단하지만 강력한 수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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